ART SPACE KC
작가소개
최영빈은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작가 내면의 생동하는 감각과 이미지들을 물감이라는 재료와 그리기라는 신체 행위를 통해 캔버스 위에 자유롭게 드러낸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 자신과 캔버스 위의 조형들이 맺는 관계를 통해 나타난 그의 추상 이미지는 작가의 의식과 신체가 맺는 관계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작가노트
저는 작업을 통해 한 사람이 자신의 몸과 맺는 관계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타인의 시선 앞에 대상화된 몸, 누구도 알 수 없는 몸 안의 감각, 그리고 상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사라지는 객관성, 등 신체를 둘러싼 관계를 탐구하고 그것을 구체적인 체험으로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제 몸이 세상과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는 것을 느끼며 그림의 양식이 크게 변하였습니다. 보고, 듣고, 느끼며 세상과 함께 만들어지고 있는 자신을 그리기 위해, 현재 1인칭 내부의 시점에서 그리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평론글
최영빈의 회화는 추상의 이미지를 담지 하는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최영빈식의 이 추상회화들은 대상과 대상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교감들을 화폭 안에 천천히 던져 놓는다. 화면은 물감을 뿌려놓은 드리핑과 거친 붓질, 그 위로 섬세하게 드러나는 선들이 서로를 견제하듯 부드러운 긴장감으로 겹쳐져 보는 자는 질료의 사태를 그대로 전달 받는다. 최영빈의 이 추상적이고도 거친 그리기의 행위들이 드러나는 회화는 어떤 위계의 질서로 향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떤 대상이 주는 날것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려는 태도와 가깝다. 대상을 관찰한 무수한 파편들, 음미한 시간적 기억과 장소들을 화면에 포착해 놓는 것이다. 구체적인 종들의 형상이 사라진 혹은 그 형상를 제거하면서 태어나는 또 다른 의미 찾기가 아마도 이 거친 회화를 지속시키는 이유일 것이다. 이미 회화라는 구체적 터전에서 발견되어질 다채로운 실험은 어떤 대상의 외연으로, 심연의 풍경으로, 질적 의미들의 교감으로 발화되어 상생하는 존재들을 화면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또 최영빈의 추상적 작업은 그가 담지한 느낌의 언어가 또 다른 다원의 이미지로 발화되는 경계에서 사유하는 무한의 욕망이기도 하다. 대상과 대상을 교감하는 주체의 경계가 사라진 혹은 물질과 공간이라는 이분법의 외연이 없는 잠재적인 표상들은 투명한 이미지로
화면에 흐르는 것이다. 즉 언어로 담지하지 못하는 불투명함을 색으로, 선으로, 감성으로, 에네르기로 드러낸다. 최영빈은 자신의 작가노트에서도 말하듯 자신에게 주어진 의도가 혹은 표현하고자하는 대상이이 언어가 하지 못하는 어느 끝의 와해되는 지점에서 의미가 포착되고 그림이 완성되고 용해되는 것이다. 또 매번 던지는 의도라는 추상적인 질문을 통과하기 위해 매번 구체적인 요소들을 개입시킨다. 사진, 글, 정물, 영화, 낙서, 얼룩 등의 이미지들이 시퀀스처럼 추상의 언표로 등장하는 이유이기도하다.
최영빈의 작업의 명제에도 드러나듯 이 추상화의 지점은 어떤 대상에 다가가기 위한, 대상과의 무수한 교감을 그려놓은 통로다. 무한히 열려있지만 그 의미의 몸적 감각을 통해서만 음미하거나 볼 수 있는 특이성의 지점을 화면에 올려놓는다. 어떤 의도가 매번 다른 변주되는 시간과 몸이 마주치며 절대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을 의도로 돌아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최영빈식 추상회화의 맛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김복수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