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SPACE KC
Phoenix valley
곡신불사(谷神不死).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는다“라는 뜻 도덕경의 문구이다. 드러남의 상징인 산은 누구나 볼 수 있기에 해를 당할 수도 있지만, 깊어서 가려진 계곡은 그 어떠한 화도 면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되며, 끊임없는 창조에 이르게 하는 여성의 평화로운 자궁과 존재의 근원을 비유하고 있다. 샘솟는 만물이 비워져 있기에 생성되므로 곡신(谷神)은 사라지지 않음이고, 천지의 근원이라 말한다.
쳇바퀴처럼 도는 현대사회에서는 익숙하게 거듭 반복되는 삶이 무덤이 되고, 이에 매너리즘과 허무주의에 빠져버리는 우리들이지만 짧다면 짧은 생애 속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에 그 무엇보다도 열중이다. 여기, 우리를 뚜벅뚜벅 걷게 하며 긴 성장을 향하도록 응원하는 작가가 있다. 작가 김석영은 한걸음 한걸음에 살아있음의 의미를 담아 우리네에게 희망의 손을 내민다.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미묘한 ‘곡신(谷神)’의 도(道)를 말(馬)이라는 역동성의 상징으로 말과 꽃이라는 대상을 통해 생명의 에너지 가득한 화면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말(馬)은 작가가 붓을 들도록 만든 뮤즈이자 그에게 스며든 멈춤이 없는 힘의 분신이 되었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speed(속도감)과 matière(재질감), ‘뜨거운 색채’의 변주는 관객을 강렬한 환상의 세계 속으로 안내한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명의 용트림, 영원히 자유분방할 것 같은 화면구성은 단조로운 일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무한한 에너지를 머금은 신비로운 공간 속으로 빠져 들게 하며, 공상과 환상의 세계에만 존재할 것 같은 말(馬)과 꽃(花)은 작가의 강렬한 붓질, 생동감 가득한 색채로 격변의 시대에 위로와 희망을 건네준다.
김석영의 작품은 찰나의 순간 각인되는 역동적 이미지와 색채를 뛰어넘어 오래전부터 품어온 깊은 생명의 서사시로 자리한다. 어릴 적 작가의 가슴 속 깊이 새겨진 춤추는 밤하늘의 별은 오방색으로 표현된 일필휘지의 갈기, 휘날리며 층층으로 뿌려져 형상이 된 찬란한 빛의 발산으로 또 다시 어린 선재(善財)의 길 위를 비출 것이다. 김석영의 영혼 충만한 작업은 곡신(谷神)의 영원불멸(永遠不滅)한 에너지를 형상화하여 또 다른 혁신을 창조해낸다.
김석영의 작품은 서양화이면서도 그가 사용하는 오방색감과 한국적 귀얄의 깊은 힘은 그 태생 에서 온 가장 한국적인 미술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예술적 철학이 오롯이 투영된 작품은 그 자체로 자신의 초상이 되었다.
Phoenix valley 전시기획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발화점이 되기를 고대한다.
  • Artspace KC 김미경 관장 –